[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한혜진, 지진희 주연의 SBS '따뜻한 말 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 이하 '따말')가 오늘 밤 첫방송할 예정이다. 일주일 후인 9일에는 KBS2 '총리와 나'(극본 김은희, 연출 이소연)가 출격을 앞두고 있어 MBC '기황후'와의 삼파전이 예상된다.

'수상한 가정부' 후속으로 방송되는 '따뜻한 말 한 마디'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슬아슬 외줄 타기를 하는 두 부부의 갈등을 통해 복잡 미묘한 결혼생활의 현실을 그리는 드라마다.

제작진은 자극적인 소재인 '불륜'을 소재로 하지만, 부부가 서로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며 안방극장에 따뜻함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드라마는 배우자의 불륜에 맞닥뜨리는 주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사랑밖에 모르는 주부 나은진(한혜진 분)은 남편 김성수(이상우 분)의 배신을 알게 돼 큰 상처를 입고, 유재학(지진희 분)을 만나 사귀게 된다. 재학의 아내 송미경(김지수 분)은 의도적으로 은진에게 접근한다. 미경은 평범한 전업주부지만 주도면밀한 면을 지니고 있어 은진과 갈등 구도를 형성할 예정.

네 명의 배우들이 그려낼 얽히고설킨 불륜은 언뜻 '막장 드라마'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캐릭터들의 아픔과 성장을 보여주며 말못할 고민들을 떠안고 사는 현실 속 부부들을 달래줄 계획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에서 현실적인 사랑과 결혼 이야기를 그려 큰 인기를 끌었던 하명희 작가의 신작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여주인공 김지수와 한혜진의 연기 호흡도 흥미를 끄는 관전 요소다. 김지수는 과거 '보고 또 보고' '흐르는 강물처럼' '태양의 여자' 등을 통해 뛰어난 연기력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그는 복귀작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하루아침에 자신이 지켜왔던 가정이 무너진 것을 경험하게 되는 현모양처 미경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결혼 후 첫 안방극장 나들이에 나선 한혜진의 연기 변신도 새롭다. 그는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자신도 불륜을 저지르는 은진을 연기한다. 제작보고회 당시 한혜진은 "다양한 갈등에 마주하는 깊고 오묘한 역할이라 많이 성장해간다는 느낌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KBS2 '미래의 선택' 후속작인 '총리와 나'는 오는 9일 첫방송한다. 이 작품은 엄마의 빈자리가 있었던 총리 가족에게 새 엄마가 생기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고집불통 대쪽 총리에는 배우 이범수가 나섰으며, 그와 결혼하고 싶어 안달난 20대 꽃처녀 역은 소녀시대 멤버 윤아가 맡았다. 두 사람의 나이를 뛰어넘은 커플 연기가 기대와 궁금증을 동시에 자극한다. 또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을 보인 채정안과 윤시윤, 류진이 가세해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서도 '총리와 나'는 경쾌한 분위기를 한껏 드러냈다. 한강 다리 위 수많은 수행요원들의 호위 속에 등장하는 권율(이범수 분)과, 특종이라면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만큼 열의가 넘치지만 실수를 밥 먹듯 하는 구멍기자 다정(윤아 분)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윤아는 방송에 앞서 "그동안 맡은 역할보다 엉뚱하고 밝은 모습이 있고,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 그래서 최대한 평소의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한다"며 "기자에서 여사님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극중에서도 변신이 한 번 있다. 그 차이를 두기 위해서 헤어스타일과 의상에도 변화를 줄 것"이라고 전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총리와 나'는 불륜을 소재로 한 '따말'과 한 여인의 삶을 그린 사극 '기황후'에 비해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의 드라마라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탄탄한 스토리 구조와 배우들의 연기력이 받쳐준다면 시청률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현재 방송 중인 '기황후'(극본 장영철, 연출 한희)는 적수가 없는 상태다. 이 작품은 지난달 26일 18.1%의 전국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초반 '역사 왜곡' 논란에 시달리며 몸살을 앓아야 했던 '기황후'의 힘은 무엇보다 짜임새 있고 재미있는 극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이다.

사랑과 복수를 그리는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뚜렷하며,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도 인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 기승냥으로 분한 하지원의 열연이 돋보이며, 주진모를 향한 애끓는 마음과 지창욱의 애정 공세 역시 재밌는 관람 포인트다.

더불어 사극 특유의 웅장한 스케일과 눈 뗄 수 없는 화려한 영상, 실감나는 액션 연기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켰다는 평.

인기 몰이 중인 '기황후'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따말'과 '총리와 나'가 각각 어떤 매력으로 안방극장에 어필할 수 있을 지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과연 월화극 대전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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