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빛을 맞으며 프리루드 FLNG가 도크 밖 해상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세계 최초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가 거제 앞바다에 떠올랐다.

삼성중공업은 로열더치셸사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프리루드 FLNG'의 진수(進水)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3일 밝혔다. 진수는 육상에서 건조된 선박을 수상에 처음으로 띄우는 일이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LNG로 액화해 저장·하역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이다. 기존에는 해저 가스전에서 뽑아 올린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보낸 뒤 이를 액화·저장해 두었다가 LNG선으로 수요처까지 운송했지만, FLNG는 해상에서 이러한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설비다.

FLNG를 이용해 해저가스전을 개발할 경우 평균 2조원에 달하는 육상 액화·저장설비 건설이 필요 없으며, 해저 파이프를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해저 생태계도 보호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FLNG의 다양한 장점 때문에 로열더치셸을 위시한 오일메이저들이 호주와 동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FLNG를 이용한 가스전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20여개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에 세계 최초의 FLNG를 일정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진수함으로써 앞으로 전개될 FLNG 수주전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프리루드 FLNG는 길이 488m, 폭 74m, 높이 110m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설비이다. 국내 1년 소비량의 11%에 해당하는 연간 360만t의 LNG를 생산할 수 있다. LNG 액화설비 등 각종 플랜트 모듈이 설치되는 선체 상부 면적만 축구장 5개를 합한 것보다 넓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진수 당시 프리루드 FLNG의 중량은 약 20만t을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의 중량이 10만t인 것과 비교해도 프리루드 FLNG가 2배가량 더 무겁다. 이번 진수를 통해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설비 진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삼성중공업은 진수를 마친 프리루드 FLNG를 안벽에 계류한 뒤 앞으로 2년여에 걸쳐 ▲선체 내부 LNG 저장탱크 제작 ▲상부 플랜트 설비 설치 ▲내외부 의장 작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선체 상부에 8만t 규모의 플랜트 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공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6000t 규모의 모듈 14개로 나눠 제작한 뒤, 이 회사가 보유한 8000t급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순차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FLNG 제작 과정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면서 "발주처인 로열더치셸과의 긴밀한 협력, 완벽한 품질과 안전, 철저한 공정 관리를 통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한 "세계적 오일메이저들이 FLNG를 이용한 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삼성중공업이 FLNG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진행될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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