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주식 등 상속재산을 둘러싼 삼성가의 법정 다툼 2라운드도 결국 내년 초 법원 판결문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맹희씨가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청구 소송 항소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는 3일 열린 공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내년 1월14일 결심 재판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양측은 선대 회장의 차명주식이 경영권 승계에 필요했는지 여부 등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이건희 회장 측은 “당시 경영권 유지를 위한 대주주의 차명주식 대량 보유는 관행이었다”며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차명주식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맹희씨 측은 “삼성그룹의 경영권 유지는 차명주식 없이도 가능했다”며 “두 회사 차명주식은 경영권 승계와 상관없다”고 반박했다.

이맹희씨 측은 또 선대회장 상속 개시 당시 삼성전자 차명주주 명부를 집중분석해 필요하면 청구 취지 변경도 검토할 입장이다.

한국예탁결제원 등은 재판부의 금융거래정보 제출 명령에 따라 1987~1989년 삼성전자 주주명부와 명의개서 서류, 주주 68명의 인적사항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맹희씨 측은 삼성전자 차명주주 규모가 2008년 삼성 특검이 밝혀낸 16명보다 많은 68명이라고 1심부터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앞서 1심 재판부는 삼성전자 차명주식을 상속재산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주장할 시기도 이미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바 있다. 우선 증거 신청을 받아들인 항소심 재판부는 “밤을 새워서라도 다음 기일이 열릴 오는 24일까지 분석을 마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1·2심 재판부 모두 일가가 화해해 법정 다툼을 그칠 것을 권고했지만 결국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 다음 달 중순 결심에 이은 판결 선고로 결론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