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배우 김지수와 한혜진의 연기 대결이 본격화되며 극의 재미를 높였다.

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 2회에서는 본격적으로 남편 재학(지진희)과 불륜 상대녀 은진(한혜진)에게 압박을 가하는 송미경(김지수)의 모습이 긴박감 있게 그려졌다.

이날 송미경은 은진이 수강하고 있는 쿠킹 클래스에 같이 수강하며 곁에 맴돌며 관찰했다. 은진은 자신에게 말을 높이며 싸늘한 태도를 보이는 미경과 친해지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 미경은 자신에게 다가서는 은진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차가운 태도로 일관했다. 속을 잘 내보이지 않는 주도면밀한 미경의 캐릭터가 돋보인 순간. 은진에게 말하는 그의 말 속엔 뼈가 있었다.

은진은 미경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식재료를 함께 사러 가자고 했다. 그는 미경이 화장실에 간 사이 누군가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고 느껴 겁에 질렸다. 때마침 미경은 은진의 어깨를 잡았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은진은 “세상 모두가 날 감시하는 것 같다”고 몸서리를 쳤다. 미경은 은진의 모습을 차갑게 내려보며 “불륜은 감기 앓는 게 아니야. 암이지. 죽을 수도 있어”라며 본격적인 복수의 시작을 알렸다.

남편이 바람 피는 것을 알고있는 미경이지만, 그는 남편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미경은 남동생 송민수(박서준)에게 “그 사람은 부모가 시켜 한 결혼이지만 난 내가 하고 싶어서 결혼했다. 그 사람을 위해서는 뭐든지 할 거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미경은 자신에게 점점 차가워지는 유재학과 말싸움까지 했다. 또 급하게 나가느라 휴대폰을 두고 간 남편의 휴대폰 통화 목록에서 은진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김지수는 그간의 공백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는 열연으로 브라운관을 압도했다. 그는 성공한 남편과 두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며 남부러울 것 없이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현모양처 송미경 역할을 맡아 남편의 여자 나은진 역인 한혜진을 주도면밀하게 압박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김지수와 연기대결을 펼치는 한혜진 역시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날 은진은 서랍 깊숙한 곳에 그동안 받은 여러 통의 협박편지를 보관해놨다. 또 한 통이 도착하자 덜덜 떠는 손으로 편지를 구겼다. 은진은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한다는 걸 느꼈다. 특히 딸 윤정(이채미 분)이 집에 귀가하지 않자 유괴 당했다고 생각해 오열하며 경찰서에 뛰어 들어갔다. 그는 극도의 불안감에 윤정이 뒤늦게 귀가하자 쉴 새 없이 손찌검을 했다. 은진은 앞서 재학에게 이별통보를 하며 불륜 관계를 끝냈지만, 끝없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현재 당하고 있는 협박과 감시가 불륜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은진은 앞서 이혼을 통보한 남편 김성수(이상우)에게 “이혼을 보류하자”고 말했다.

한혜진은 밝고 당찬 모습에서 누군가에게 감시와 협박을 당하며 피폐해져가는 캐릭터의 모습에 완벽하게 녹아들며 극의 재미를 높였다. 한층 성숙한 한혜진의 연기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한편, ‘따듯한 말 한 마디’는 결혼을 했거나 앞둔 사람이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결혼 생활을 주제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담아냈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속마음을 들킨듯 한 느낌의 예리하고 현실감 넘치는 대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최준용 기자 c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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