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오는 15일(현지시간) 치러질 칠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인 미첼 바첼레트(62·여)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12일 칠레 언론에 따르면 입소스(Ipsos)와 산티아고 대학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바첼레트 후보의 예상득표율은 63.7%로 나왔다. 보수우파 에벨린 마테이(60·여) 후보의 예상득표율은 36.3%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상됐던 바다. 지난달 17일 대선 1차투표에서 바첼레트는 46.6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마테이는 25.01%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바첼레트가 1차투표 3∼4위인 좌파 후보 마르코 엔리케스-오미나미와 무소속 후보 프랑코 파리시의 표를 상당 부분 흡수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바첼레트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 개헌과 개혁법안을 거침없이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선 결선투표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1973∼1990)에 대한 역사적·정치적 평가의 의미가 있다.

바첼레트와 마테이의 부친은 피노체트 군사정권이 들어설 당시 공군 장성이었다. 현재의 두 후보는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친구 사이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피노체트 군사정권의 피해자와 가해자의 딸이 되면서 운명이 엇갈렸다.

피노체트는 1973년 9월11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1970∼1973년)을 무너뜨렸다. 당시 바첼레트의 부친(알베르토 바첼레트)은 아옌데 전 대통령 편에 섰다가 체포돼 모진 고문을 받다가 옥사했다. 반면 마테이의 부친(페르난도마테이)은 쿠데타를 지지했고 피노체트 정권에서 장관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한편, 지난달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선거에서 중도좌파 진영은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며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

하원(전체 120석) 의석 분포는 현재의 중도좌파 57석, 보수우파 55석, 무소속 8석에서 중도좌파 68석, 보수우파 48석, 무소속 4석으로 바뀐다. 상원(전체 38석) 의석은 중도좌파가 20석에서 21석으로 늘고 보수우파는 16석을 그대로 유지하며 무소속은 2석에서 1석으로 줄어든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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