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달 말 일몰시한을 앞두고 있는 대부업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법안 시효 연장건인 만큼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봤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사뭇 다르다. 대부업법의 경우 연내 통과가 무산되면 현행 39%로 돼 있는 대부업 최고 이자 제한을 규제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최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이날 중점 논의된 대부업법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이 대부업 이자 최고 한도를 연 30%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이들 의원이 한도를 30%로 두자고 주장한 것은 현행 이자제한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자제한법은 최고 이자를 연 30%로 규정하되, 대부업만 예외로 두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대부업 역시 이자제한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야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여당과 금융위원회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자율을 낮출 경우 대부업체가 어려워질 수 있고, 이는 음성적인 사채시장을 키우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대부업의 평균금리가 37% 수준"이라면서 "30%로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부업법이 중점적으로 논의되면서 또 다른 일몰법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은 이날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촉법 역시 법안소위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무위 의원들의 예상이다. 여당은 "기촉법 개정안이 연내 통과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부터 부실이 심각한 기업의 워크아웃 진행에 차질을 빚게 된다"는 점을 이유로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시점이 됐다"면서 일몰법 연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무위는 오는 17일과 18일 양일간 법안소위를 열어 대부업법과 기촉법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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