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최근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관리기준 마련에 나섰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사육시설 관리 기준, 사육시설 등록제 등 사후관리제도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환경부(장관 윤성규)는 17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정한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1993년 CITES 협약에 가입한 후에도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수출입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불법 포획·유통, 사육관리 부실 등의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적정한 사육시설 기준이 없어 소유자가 사육동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동물을 학대하거나 동물이 탈출하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7월16일 개정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이어 현재 인공증식허가 대상종과 사육시설등록 대상종 기준, 멸종위기종 사육시설 및 멸종위기종 관리 기준, 수수료 기준 등 세부사항을 담은 하위법령(시행일 2014년 7월17일) 마련을 추진 중이다.

야생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건강과 안전을 유지하고 탈출이나 폐사를 방지할 수 있는 적정한 사육 시설 기준과 멸종위기종 관리기준을 수립하기 위해 국내외 사례조사 등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개정안이 사육시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국내 사육시설 관계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의 한 관계자는 "법률 개정과 이번 하위법령 마련으로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불법거래 근절과 적정 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보호·보전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다수 사육하는 동물원 등 기관에 대한 관리 강화와 함께 호랑이, 곰 등 대형 맹수류에 대한 사육 시설기준과 관리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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