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의 아이폰 예약판매량이 10만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이 출시된 지 3개월여가 지나 신제품 출시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빅딜'로 여겨지며 스마트폰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차이나모바일과 애플의 제휴는 중국 시장에서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올싱스디지털은 투자전문금융사 웨지 파트너스를 인용해 차이나모바일이 25일 아이폰5s, 아이폰5c의 예약판매를 시작한 후 25, 26일 이틀간 총 10만대를 판매했다고 전했다.

7억63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세계 최대 이통사 치고는 저조한 성적이다. 지난 9월 아이폰5s, 아이폰5c를 출시한 2개 현지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은 12만대, 차이나텔레콤은 15만대의 예약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아이폰5s, 아이폰5c가 출시된 지 3개월여가 지나 신제품 효과가 사라졌고 차이나모바일이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해 가격 경쟁력 또한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이나모바일의 보조금은 차이나유니콤보다는 높지만 차이나텔레콤과는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모바일의 네트워크 또한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요인이 거의 없다. 일각에서는 아이폰의 가격 자체가 높아 저가 스마트폰이 많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브라이언 블레어 웨지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이 9월에 출시된 제품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만약 아이폰이 전 세계에 출시된 9월에 차이나모바일이 아이폰 판매를 시작했다면 예약판매량은 훨씬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이나모바일이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정식 출시하는 내년 1월17일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아이폰이 중국에서 큰 돌풍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애플이 차이나모바일을 등에 업고 현지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차이나모바일의 아이폰5s, 아이폰5c 출시 시기가 늦어지면서 이 같은 기대는 차기 아이폰 출시 때로 미뤄야 할 공산이 커졌다. 삼성전자도 중국 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시간을 벌었다. 올해 3분기 기준 중국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4%, 애플이 4.8%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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