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심판 중인 배당소득세와 매각차익 세금 등 막대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가 오비맥주를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에 재매각하면서 막대한 차익을 남긴 가운데 관심은 이들이 세금을 얼마나 낼지에 쏠리고 있다.

KKR와 AEP는 2009년 7월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18억달러(2조3000억원)에 사들였다가 4년6개월 만에 58억달러(6조1677억원)에 되팔면서 40억달러(4조25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KKR와 AEP는 국세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나 세법 해석에 따라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이는 해석에 따라 수익이 늘어날 수도 있어서다. 2012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면서 5조원에 달하는 매각 차익을 챙기고도 세금 한 푼 내지 않아 '먹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현행 소득세법으로는 오비맥주 같은 비상장 대기업 주식은 각종 공제를 제외한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20%(지방소득세 포함 시 22%)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단순계산 시 4조25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었으니 8500억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셈이다. 매각 차익에서 오비맥주 임직원들에 대한 위로금 등을 제외하면 이보다는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사모펀드들이 국내에서 세금을 제대로 낸 경우는 극히 드물다.

조세회피지역에 2개 이상의 인수자(홀딩컴퍼니)를 설립한 후 이중과세방지 조약 등을 활용해 세금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과 과세 적법성을 둘러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오비맥주의 경우 지난해 11월 국세청이 KKR와 AEP가 세운 페이퍼컴퍼니인 몰트홀딩이 지금까지 챙긴 7100억원의 배당금에 1500억원의 배당소득세를 부과하면서 논란이 됐다.

KKR와 AEP는 국세청이 부과한 배당소득세에 대해 국세심판원에 불복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이에 따라 KKR와 AEP가 국세청에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매각 차익과 배당소득세를 포함해 실제 얼마만큼 세금을 내게 될지는 미지수다.

KKR와 AEP 측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고 모든 서류를 적법하게 준비해 신고기한 이전에 법인세를 납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세청에 충분히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주요 경제시장 중 하나이므로 앞으로도 한국에 적극적으로 장기적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세금이 얼마라고 단정짓기는 이르지만 KKR와 AEP가 상위 투자자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국세청에 투명하게 제출하고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기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매각 차익과 배당소득세를 비롯한 세금은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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