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서울시는 의료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한 서울시내 병·의원과 폐기물 수집운반 업체 등 53곳을 적발해 31곳을 형사입건하고 22곳을 행정처분 했다고 23일 밝혔다.

위반 사업장별로는 ▲의료폐기물 관리부실 및 불법 배출 병의원 8곳 ▲의료폐기물 불법 처리 수집·운반·처리 사업장 12곳 ▲무허가·미신고 지정폐기물 수집운반 사업장 3곳 ▲무허가·미신고 지정폐기물 배출사업장 6곳 ▲처리기준을 위반해 폐유를 재활용한 사업장 2곳 ▲건설폐기물 보관기준 위반 수집운반 사업장 22곳 등이다.

▲ 태반, 주사바늘 등 의료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하다 적발된 현장

수사결과 B의료폐기물 수거업체와 J산부인과는 조직물류폐기물인 태반 127.8㎏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70㎏만 수거한 것처럼 속여 프로그램에 입력했다.

또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 5곳은 수거한 의료폐기물을 전용용기 구입비와 운반비를 아끼기 위해 일반 비닐봉투에 담거나 운반차량, 임시보관창고 등에 보관했다. 냉동태반을 불법개봉하고 녹인 뒤 합치거나 주사바늘 등의 손상성폐기물을 일반의료폐기물과 섞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곳도 적발됐다.

의료폐기물 수거 및 처리 사업장은 물론 8개 병·의원도 이들 업체와 짜고 폐기물을 눈속임 관리했다. J병원 은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태반을 실제 발생량인 867kg보다 254kg 적은 613kg으로 속였다.

이처럼 의료폐기물이 불법으로 처리되면 세균 등으로 인한 2차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폐기물관리법 등의 조항에 따라 다루도록 돼 있지만 상당수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폐윤활유를 정제유로 만들어 판매하던 업체도 적발됐다. S산업, G에너지는 정제를 위한 약품을 투입하지 않고 이물질을 침전시키는 방법으로 기름을 만들었다. 이들을 이 가짜 정제유를 산업체에 연료로 공급하다 적발됐다. 한국석유관리원검사결과 해당 기름은 수분 및 침전물 기준 1%를 초과한 2.1%~5.4%로 나타났고, 황분 기준(0.55%)도 초과한 0.6%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허가 없이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지정폐기물인 폐배터리를 수거해 개당 1만원씩을 받고 판매한 고물상 운영자 3명도 적발됐다. 특사경은 무허가 수집운반자인 이들에게 폐배터리를 공급한 자동차정비공장 4곳도 함께 형사입건 했다.

시로부터 허가를 받고 건설폐기물을 보관하는 23개소와 중간처리사업장 2개소 등 총 25개소에 대한 점검에서도 모든 사업장(3곳은 부도 등으로 제외)이 가연성폐기물과 비가연성폐기물을 혼합해 부실하게 보관하고 있었다. 시는 혼합보관된 건설폐기물이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될 경우 매립지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반업체는 모두 관할구청에 통보됐다.

최규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폐기물 불법처리로 인한 감염 위험성과 환경오염 행위는 시민생활과 건강을 위협하는만큼 엄중조치하겠다"며 "폐기물 불법처리 사범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시민 건강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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