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시가 2011년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이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에 발끈했다. 일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를 뿐더러 아직까지 산사태의 원인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소수 의견을 '기정 사실화'해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일간지는 8일자 지면에 '서울연구원의 우면산 산사태 2차 원인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11년 7월 여름 발생해 16명의 인명 피해를 입힌 우면산 산사태 1차 원인조사에서는 120년 만의 강우라고 결론지었으나 최근 실시된 2차 원인조사 결과 5~20년 빈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당시 시간대별 강우량을 분석해 보니 120년만의 강우라는 판단의 기준이 된 '시간당 112.5mm'의 폭우가 내린 시간은 단 10분에 불과했다는 게 근거다.

이 일간지는 특히 이를 근거로 "시가 그해 11월 1차 조사 결과로 발표했던 '120년 만의 강우량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천재(天災)였다'는 결론을 뒤집는 결과로 사실상 인재(人災)로 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단정했다.

또 이 일간지는 일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우면산 정상부의 공군기지가 산사태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인공시설물들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는 이에 대해 "2차 원인 조사 결과 보고서는 아직 미확정된 것으로서 일부 사실과 다르고, 현재 최종 정리단계에 있다"며 이 일간지의 보도를 부인했다.

시는 우선 2011년 7월27일 산사태 발생 당시 우면산에서는 총 150개소에 달하는 다수의 산사태가 발생하여 지역(장소)별 산사태 발생 시간과 강우 빈도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시는 이어 "시간당 112.5mm의 폭우가 내린 시간은 단 10분에 불과했다는 보도내용은 ‘시간당 강우량’의 개념이 기준시간 직전의 60분 동안의 강우량을 의미하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과 다르다"며 "아울러 공군부대, 인공시설물 등이 산사태 발생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고 정량화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해명했다.

시는 특히 "1차 원인조사에 대한 전문가, 유가족 등의 이의제기를 적극 수용해 2012년 5월부터 2차 원인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며 "조사결과에 대해 어떠한 선입관이나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는 또 "최근 2차 원인조사 최종보고서를 정리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최종 조사결과를 공개해 우면산 산사태의 객관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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