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꿈의 TV'로 불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가격이 60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차세대TV 전략으로 OLED TV를 앞세운 LG전자가 수익성까지 포기하며 일단 시장 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55인치 갤러리 올레드 TV는 최저 가격 6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 가격 1190만원에서 두 달만에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아마존, 베스트바이 등 해외서도 정가 1만4999달러(약 1613만원)인 LG전자 55인치 커브드 OLED TV는 6999달러(약 75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상반기 내 500만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패널의 수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OLED TV의 가격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LCD 패널을 채용한 UHD TV보다는 비싸지만 OLED 패널만의 특장점을 꾸준히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00만원대까지 떨어질 경우 LCD 패널을 채용한 UHD TV와의 가격차가 불과 100만~150만원 정도로 좁혀진다. OLED TV 가격이 600만원대까지 떨어질 경우 사실상 LG전자가 얻는 수익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패널 가격이 LCD 대비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LG전자가 OLED TV 가격을 빠르게 인하하는 것은 신제품 출시 전 재고 처리와 함께 삼성전자를 끌어들여 OLED TV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OLED 패널의 수율이나 공정 기술이 대량 양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LCD 패널을 채용한 UHD TV에 주력하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OLED TV 공동 개발을 중단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OLED TV 시장이 2014년 10만대(전체 TV 시장 점유율 0.04%)에서 2017년에도 400만대(1.6%)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OLED TV 가격을 빠르게 인하해 UHD TV와의 가격 격차를 줄여 다른 제조사들이 LCD에서 OLED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선제공격에 나선 것이다.

TV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입장에선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55인치 OLED TV를 600만원대에 판매할 경우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거의 수익이 남지 않는 상황으로 수익 보다는 시장 키우기에 당분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판 키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TV 업체 상당수에 OLED TV용 패널을 공급하고 나섰다. 지난달 'CES 2014'에서 공개된 중국산 OLED TV 패널 대부분은 LG디스플레이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총 4조원의 시설투자비 중 7063억원을 OLED에 투자했다. 전공정과 후공정을 고려하면 지난해 투자비만 총 2조원에 달한다.

TV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LCD 시대를 이어 나가며 수익성 확대에 주력하고 LG전자는 시장 선도를 위해 OLED 시대로 전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LG전자의 OLED TV 가격 압박에 삼성전자가 OLED TV 비중을 다시 높일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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