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은 대부분 개인 사업자..개인정보 유출 등 고객 피해 우려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유종선(29)씨는 지난 11일 발생한 이른바 '2ㆍ11 대란'에 아이폰5s를 구매했다. 통신사를 변경하는 조건으로 현금 15만원을 입금하고 제품을 수령했다. 하지만 박스를 개봉해 포장까지 벗긴 상황에서 판매업자가 "다시 새로운 기기로 개통해 주겠다"며 제품을 회수해갔다. 유씨는 "이유를 물어도 대답도 해주지 않고 새로운 기기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ㆍ11 대란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제품을 수령해 포장을 열었는데 판매점이 이를 회수해가는가 하면 반대로 물량이 모자라 비닐이 벗겨진 채로 물건이 도착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것이다. 신청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새벽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휴대폰을 신청한 A씨는 당시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이름, 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제출했다. 이후 대리점 위치를 문의하기 위해 홍보글에 적혀있던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A씨는 "누군가 내 신상정보를 가지고 불법 행위라도 저지를까 걱정된다"며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판매점이 확보하고 있던 물량보다 훨씬 많은 신청이 들어오는 바람에 물건을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신청이 완료돼 상담사의 전화(해피콜)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결국 대기 순번에서 밀려 휴대폰을 구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일을 겪은 B씨는 "이런 대란이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미리 얘기라도 해줬으면 다른 곳에서 신청했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달리 싼 가격에 이끌려 여러 판매점에 신청서를 넣었다가 취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중복 신청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한 사람에게 2~3대의 휴대폰이 배송됐다가 전산과 불일치하는 휴대폰을 개봉해 갈등을 빚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수많은 가입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전산 처리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판매자로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이 끊기고 새로운 휴대폰으로 개통되면 사용하라"는 설명을 듣고 기다리던 중 번호이동 확인 문자를 받았지만 양쪽 휴대폰이 두 통신사에 동시에 가입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온라인에 올라오는 조건은 직영이 아닌 개인 사업자가 올리는 상품"이라며 "정식 매장이 아닌 사무실이나 오피스텔에서 개통되는 등 다양한 행태들이 나타나고 있어 고객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