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LG그룹이 완성차 수준의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프로젝트 '비스타(VISTA)'를 전격 가동 중이다. LG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의 역량을 더할 경우 차체를 제외한 전기차 부품을 모두 만들 수 있어 향후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LG그룹의 행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그룹 내 전사적인 역량을 모아 각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전기차 프로젝트 비스타를 전격 가동하고 있다. 연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전기차용 부품을 완성차 업체에 모듈 형식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전 계열사의 역량을 집결해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완성차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전략 스마트폰 G 시리즈 출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뤄낸 데 이어 이번에는 전기차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비스타 프로젝트에는 LG전자를 중심으로 LG이노텍, LG화학 등 각 계열사들이 참여한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차량용 모터구동부품, 차량용 공조시스템, 카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를 주축으로 각종 전기차용 부품을 개발한다.

LG이노텍은 차량용 모터, 센서, BMS, 차량용 통신 모듈,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후방 카메라를 LG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 밖에도 LG하우시스는 차량 내외장재, LG CNS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비스타 프로젝트에 힘을 보탠다.

비스타 프로젝트에는 주요 계열사의 전기차 핵심 연구 인력이 참여한다. 전기차용 부품을 완성차 업체에 모듈 형식으로 납품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할 계획이며 향후 해외 완성차 업체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가 참여해 비스타 프로젝트를 가동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완성차 프로젝트는 아니다"며 "LG전자는 완성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LG전자를 중심으로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계열사 LG CNS의 자회사인 브이앤에스(V-ENS)를 인수한 후 7월 합병했다. 브이앤에스는 자동차 관련 엔지니어링과 자동차 부품 설계 전문업체로 해외 자동차 업체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자동차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310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부품 연구개발 전담 단지를 조성하고 연구, 실험, 시험 생산 등도 진행하고 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지난달 CES에서 제너럴모터스(GM), 벤츠, 도요타, 아우디,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뿐 아니라 켄우드, 델파이 등 부품사 전시장까지 둘러보는 등 자동차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전장 부품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전자업체들이 전기차 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LG전자가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용 부품 모듈 형식 납품을 준비하면서 경쟁력을 크게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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