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해상급유 사고 차단
어민 피해대책위원회 결성
홍합 등 수산물 "이상없어"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앞으로 도선사 면허에 유효기간을 두고 도선 계획을 미리 선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해상 송유관에 사고 발생시 기름 유출을 즉각 차단할 수 있도록 일정 간격으로 자동 차단 밸브와 비상전원도 설치해야 한다.

최근 여수와 부산에서 잇따라 발생한 선박사고로 다량의 기름이 유출되는 피해가 발생하자 당국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류오염사고 재발방지대책'을 보고했다.

손재학 해양수산부 차관은 "유조선이 접안 중에 부두를 들이받고 해상급유 중 급유선과 화물선이 부딪혀 기름이 유출되는 등 전례없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도선과 해상급유 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도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운항을 통제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그동안 지역별 항만별 도선협회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해왔던 도선 메뉴얼을 선박 이동경로와 속도에 따라 항만별로 표준을 만든다.

도선사 면허 유효기간을 5년으로 한정해 면허를 갱신 할 때 적격 여부를 다시 평가한다. 현행 2단계에서 4단계로 등급도 세분화한다. 또 입출항전 도선계획을 선장에게 제출해 미리 점검할 수 있도록 안전기준을 마련한다.

또 풍랑주의보 등 기상악화 시 해상급유 가능 범위 등을 재검토하고 급유업체의 안전관리 상황을 일제 점검한다. 선박이 유류 부두에 충돌하면 관계 기관에 자동으로 통보될 수 있도록 자동 경보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상 송유관에 일정 간격으로 자동 차단 밸브와 비상전원을 설치한다.

해수부는 기름유출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보상을 위해 지역별 피해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사고 업체 등과 피해보상 방법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까지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어장 피해는 접수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어 손 차관은 "우이산호 충돌지역 해상 부유 기름은 제거됐지만 해안가 오염은 남아 있어 맞춤형 방제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피해 어민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여수시와 함께 어장환경 및 수산물 안전성 1차 조사 결과, 여수 부근 바다에서 잡힌 수산물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고 어장 환경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수산물 안전성조사는 홍합, 굴, 바지락, 전복, 소라, 해삼, 우렁쉥이, 성게, 숭어, 조피볼락, 도다리, 노래미 등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어장환경 조사 결과 해수 중 유분 농도는 0.22~3.55㎍/ℓ로 국내 기준(10㎍/ℓ)이하로 판명됐고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는 28.8∼1517ng/ℓ이 검출됐다.

퇴적물 유분 농도는 불검출~13.18㎍/㎏로 나타났으며, PAHs는 10.8∼69.4ng/g으로 작년 남해안 어장환경 모니터링에서 검출된 PAHs 농도 3.8∼786ng/g과 유사한 수준이며, 이는 미국 해양기상청(NOAA) 기준인 4000ng/g에 비하면 훨씬 낮은 농도라고 설명했다.

손 차관은 "어장 환경과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추가로 실시해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남해안산 수산물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우리 수산물을 이용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