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은 24일 "정치의 근본인 약속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새정치를 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저를 포함한 세 명의 후보와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기초단체 정당공천 폐지를 국민 앞에 약속한 바 있다"며 "당시 정치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뜻을 대변해 기초단체 선거의 폐해와 정치인의 특권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후 여야 두 정당이 저의 주장에 동조해 경쟁적으로 혁신안을 내걸었다"며 "대선 공약 중 가장 중요한 정치 개혁 공약이자 대표적인 특권 내려놓기 공약이었고 국민들은 그것을 믿고 여야 후보에게 귀중한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그러나 "지금 여당은 그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공약 이행 대신 상향식 공천이라는 동문서답을 내놓았다"고 비난하면서 "가장 중요한 대선 공약조차 지키지 않는데 중앙당이나 지역구의원의 영향력 없이 정말 진정한 상향 공천을 이룬다는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물론 경제나 국방, 외교 등의 분야에서는 달라진 상황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 "예산이 많이 필요한 일이라면 사과하고 양해를 구할 수 있고, 달라진 상황이라면 국민들이 먼저 느끼고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당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라며 "더 이상 이런 정치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원래 정치는 저렇다는 인식은 필연적으로 정치 불신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후퇴하게 만든다"면서 "어떤 잘못을 해도 결국은 선택받을 것이라는 오만이 깔려 있고 정치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기성정당도 아닌 저희가, 또 만약의 경우 저희만 기초단체 공천을 포기한다면 가뜩이나 힘이 미약한 저희들로서는 큰 정치적 손실이 될 공산이 크다"며 "특히 기초단체장과 의원선거가 광역단체장 선거에 미치는 효과나 이어질 국회의원 선거에 미칠 영향력까지 감안한다면 저희로서는 커다란 희생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