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승연(62)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29) 씨가 한화에 입사한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동원 씨가 조만간 한화L&C에 입사해 빠르면 이달 안에 출근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동원 씨의 한화L&C 입사를 놓고 논의 중"이라며 "본인의 관심이 높은 디지털 마케팅 쪽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 씨는 지난 2011년부터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소속 디지털 마케팅팀에서 외부 조언자의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실무자들의 회의에 참석, 그룹 온라인 정책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왔던 것. 이에 따라 동원 씨는 한화LNC에 입사한 후 파견 형식으로 경영기획실 소속 디지털 마케팅팀에서 근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명문 사립고인 세인트폴고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동원 씨는 지금까지 한화그룹과는 거리를 두고 소규모 공연기획사나 마케팅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해왔다.

장남인 김동관(31)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에 이어 동원 씨도 한화그룹에 적을 두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가대표 승마 선수인 3남 동선(25)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최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김 회장은 현재 건강 회복과 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으로 그룹 경영에는 손을 못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18일에는 법원 판결에 따라 ㈜한화와 한화케미칼의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김 회장은 한화건설,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나머지 5곳의 계열사 대표이사직에 대한 사임서도 제출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신병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만큼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총수 부재로 그룹 경영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오너 3세들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 지분은 김 회장이 22.65%를 보유하고 있고, 김 실장이 4.44%, 동원ㆍ동선씨가 각 1.67%를 보유 중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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