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허위 매출채권을 이용해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사기대출을 받은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KT ENS 김모(52) 부장과 오모(41) 아이지일렉콤 대표, 김모(42)컬트모바일 대표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은 협력업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납품을 받은 것처럼 서류를 꾸며 2008년 5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은행 16곳에서 463회에 걸쳐 총 1조8335억여원의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부장은 전모(48·수배) 엔에스쏘울 대표와 서모(46·구속) 중앙티앤씨 대표 등으로부터 휴대전화 단말기의 허위 거래 실적을 만든 뒤 해당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양도한 것처럼 꾸몄다. 이들은 이 채권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해 대출받는 수법을 썼다.

구속 기소된 오 대표는 전 대표 등과 함께 동일한 수법으로 9개 은행에서 251회에 걸쳐 1조1248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김 부장과 공모해 8개 은행으로부터 2322억여원을 대출받았다.

김 부장은 2009년 전 대표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잘 처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엔에스쏘울 명의의 법인카드를 받아 6221만원가량을 사용한 것도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그는 2007∼2008년에도 전 대표로부터 "납품과 대금 결제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10차례에 걸쳐 1억2280만원을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이번 사기대출의 규모는 1조8000억원대로 미상환 금액은 3000억원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한 수사 대상자 가운데 2명을 구속수사하고 있고 3명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사기대출 범행의 또 다른 핵심용의자로 꼽히는 전 대표는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상태다. 그는 경찰 수사가 본격화 되기 직전 홍콩으로 출국했다 뉴질랜드로 도피처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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