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 현대아산 대표.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사활을 걸었다.

그는 조건식 전(前) 현대아산 대표에게 다시 한 번 현대아산을 맡겼다.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관계의 밀접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빠른 시일 내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대아산은 오는 1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조 전 사장을 대표(사장)으로 선임한다고 3일 밝혔다.

현 회장은 임기가 종료되는 김종학 대표를 대신할 인물로 조 전 대표를 다시 찾았다.

이는 이산가족 상봉 등 화해 무드로 접어든 남북 관계가 향후 금강산 관광 재개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남북 간 관계 조율을 잘 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 회장은 현대아산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때마다 인사 교체를 통해 구원 투수를 보냈다.

현 회장은 당초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 사건 이후 해결사로 조 전 대표를 최초 영입했다.

조 전 대표는 남북 관계에 관해서는 민·관·학 등 다방면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권위자다.

그는 1952년 대구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경남대에서 북한학 석사와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인도지원국장,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남북회담사무국 상근회담대표를 거쳐, 제14대 통일부 차관까지 역임했다.

조 전 대표는 2008년 8월부터 2010년3월까지 얼어붙은 남북 관계 계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현 회장이 조 전 대표 다음으로 선택한 카드는 장경작 전 롯데그룹 호텔부문 총괄사장이다.

장 전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61학번이며 막역한 사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현대그룹간의 가교 역할을 기대한 셈이다.

장 전 대표는 호텔롯데 총괄사장 시절, 교착상태였던 제2의 롯데월드 건설 허가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다만 이 같은 기대감에도 금강산 관광은 재개되지 않았다.

대신 경기 침체로 현대상선의 수익 저하가 이뤄지고 현대아산도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가 막심해졌다.

현 회장은 이에 현대아산의 수익 다각화에 힘쓴다. 2012년9월 김종학 전 현대건설 부사장이 영입돼 지난해 3월에는 대표이사직까지 올라선 이유다.

김 전 대표는 '빌앤더스'라는 주택 브랜드를 런칭하고 현대아산의 주택사업 부문을 키웠다.

지난 3분기 현대아산의 공사 및 용역 관련 매출액은 915억8000만원 전체 매출액에서 85.4%를 차지한다.

이후 현 회장이 찾은 것은 조 전 대표다.

업계 관계자는 "(현 회장이)금강산 관광 재개라는 숙원을 올해 풀겠다는 다짐으로 해석된다"며 "이산 가족 상봉 정례화 법안이 추진되는 등 남북 관계가 점차 달아오름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재개 결정 시 현대아산은 2개월 내 차질없이 금강산 관광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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