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정통 한은맨 출신인 이주열(62) 전 부총재를 선택했다. 조직의 안정성, 정부와의 원활한 정책 공조에 무게를 싣겠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인선 배경으로 "판단력과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식견"을 말했지만, 방점이 실린 건 "합리적이고 겸손하여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는 부분이다. 외부 출신에 파격 인사로 임기 내내 조직과 불화를 겪었던 김중수 현 총재와는 분명히 색깔이 다르다.

이 신임 총재 후보는 1977년 입행해 조사부와 국제금융부, 외환업무부 등을 두루 거쳤고, 부총재보와 부총재를 지냈다. 온화하면서도 강단있는 성품에 국제감각까지 갖췄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위기 극복을 위한 한은의 정책 대응을 주도했지만, 2012년 현 김중수 총재와 각을 세우며 조직을 떠났다.

이 신임 총재 후보는 퇴임 당시 "60년에 걸쳐 형성돼 온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현 김중수 총재를 일갈했지만, 2년 만에 친정으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행내에선 벌써부터 '한은 스타일의 부활'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는 총재 후보 지명 뒤인 3일 오후 한은을 찾아 상기된 얼굴로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시점에 한은에 요구되는 역할을 올바로 수행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개정된 한은법에 따라 처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 이 신임 총재 후보는 행내 준비팀과 함께 청문회 준비를 시작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9일에 진행되며, 취임식은 다음달 1일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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