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정부가 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대응해 강경하게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우리 외교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인원이사회(UNHRC)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윤 장관은 영어로 진행된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comfort women’이라고 지칭하면서 ‘일본 제국주의 군에 의해 징집된 전쟁 성노예 희생자(victims of wartime sexual slavery drafted by the Japanese imperial armed forces)’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면서 영어로 ‘징집(draft)’이란 단어를 쓴 것은 드문 일이다. 이는 일본이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정하는 태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윤 장관은 연설의 절반가량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할애하면서 국제사회에 그 심각성을 알렸다.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특정국의 이름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것이 관례적으로 드물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윤 장관의 연설은 우리 정부가 일본의 역사 왜곡에 과거보다 한 차원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 장관은 일본의 고노담화 수정 움직임에 대해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짓밟는 것”, “반인도·인륜적 처사”, “지난 20년간 유엔 인권 메커니즘이 일본 정부에 수차례 요청한 것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직접적이고 명시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여성 성폭력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하는 일본에 대해 이중적 태도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윤 장관의 이러한 강한 대일 비판은 최근 일본의 과거사 도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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