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KT(회장 황창규)가 올들어 두 번째 대형 악재를 맞게 됐다. KT ENS 직원의 3000억원대 매출채권 사기 사건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KT 홈페이지가 해킹당해 가입고객 1600만명 중 1200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6일 드러났다.

지난해 4분기 적자에 이어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연속되는 악재에 황 회장은 계속 발목을 잡히고 있다. KT ENS 사태 때는 KT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며 선을 긋던 황 회장이 KT 고객 피해에대해선 어떻게 대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개인정보는 KT 고객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집주소, 직업, 은행계좌 등이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전문해커 김모(29)씨와 정모(38)씨는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1년동안 '파로스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정보를 빼왔다.

이 프로그램은 신종 해킹 프로그램으로 KT 홈페이지에 로그인 한 후 개인정보를 빼내온 것이다. 성공률이 높을 땐 하루 20만~30만건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등 최근 1년간 1200만명의 고객정보를 털었다.

홈페이지 이용대금 조회란에 고유숫자 9개를 무작위로 자동 입력시키는 이 프로그램으로 KT 가입고객의 9자리 고유번호를 맞춰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이들과 공모한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 박모(37)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렇게 빼낸 고객정보를 휴대폰 개통·판매 영업에 활용, 1년간 11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들이 벌인 은행권 사기대출 규모가 당초 알려진 3000억원의 6배에 달하는 1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 금액이 카지노로 유입된 정황이 포착되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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