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려 쓰고 10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던 유명 벤처 1세대 사업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선봉)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피코소프트 전 대표 유모(51)씨를 회삿돈 187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으로 지난 7일 구속기소 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200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브라질에서 온라인 복권사업과 관련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 자금 186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회사자금 54억원을 아무런 담보를 받지 않고 빌려주거나, 복권사업에 필요한 장비 94억원어치를 피코소프트 자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복권회사가 발행한 38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구입하는 등 총 186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는 2004년 4월 법인 소유의 주식 처분 대금 5억6000만원을 해외 도피자금 등으로 써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유씨는 1993년 피코소프트를 설립한 후 회계프로그램 '키컴', 중소기업용 업무프로그램 '명인 소프트웨어 시리즈' 등을 개발해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 기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회사는 자금난에 처했고 결국 2004년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됐다. 이후 유씨는 브라질로 도피했고 재산 처분 등을 위해 2012년 3월 입국했다가 검찰 수사를 받은 뒤 결국 구속됐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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