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상금왕의 힘으로."

그야말로 '일로매진(一路邁進)'이다. 2011년 미국프로골프투어(PGA)투어에 입성해 3년 차를 맞는 강성훈(27)이다. 올해는 더욱이 2부 투어 격인 웹닷컴투어에서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처지다. 2012년에는 PGA투어 시즌 최종전 CMN호스피탈스클래식 최종일 공동 3위에 올라 극적으로 투어카드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성적 부진으로 더 이상의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잠시 들른 국내 원정길에서 순식간에 2승을 수확해 '우승하는 법'을 확인했다. 10월 CJ인비테이셔널에서 42개월만의 우승을, 그 다음주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에서는 2주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결과적으로 4개 대회에 등판해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상금왕에 등극하는 위업이 완성됐다. 자신감 회복과 PGA투어에 전념할 수 있는 경제력 등 '두 마리 토끼사냥'을 마친 셈이다.

이 과정에서 KGT와 원아시아투어 시드 등 부수적인 전리품도 얻었다. 강성훈은 그러나 "목표는 무조건 미국투어"라며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2년 동안 샷이 안 돼 고생했고, 2013시즌에는 경기가 잘 안 풀렸다"고 했다. "PGA투어는 어차피 장타와 정교함, 숏게임까지 모든 부문을 다 잘해야 한다"며 "코스 매니지먼트 등 판단력과 철저한 자기관리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강성훈이 바로 국가대표 시절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엘리트코스'를 밟은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다. 아마추어신분으로 롯데스카이힐오픈을 제패해 '프로킬러'의 계보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프로 전향 이후 2010년 4월 유진투자증권오픈 우승으로 이름값을 했다. 12월에는 특히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올 시즌 웹닷컴투어를 토대로 내년 'PGA투어카드'를 확보한다면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는 동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PGA투어에서도 통한다는 30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를 장착했고, 최근 3년간 미국의 서로 다른 잔디에 대해 충분히 적응을 마쳤다는 것도 강점이다. 2011년 이미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자격으로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으로 병역의무까지 마쳐 마음도 홀가분하다.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면서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눈에 띄게 늘어 경기가 쉬워졌다"는 강성훈 역시 "동계훈련을 하면서 코치와 함께 백스윙에서 엉덩이의 움직이는 부분이 틀어져서 방향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등 미세한 부분까지 오류를 바로잡았다"며 "이제 남은 건 깊은 러프에서도 샷 메이킹이 가능한 기술 샷을 구사하는 능력 정도"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성훈의 연속스윙. 왼쪽 위에서부터 어드레스-테이크어웨이-백스윙- 백스윙 톱, 왼쪽 아래는 다운스윙-임팩트-폴로스로-피니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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