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차기 서울시장 유력 주자인 박원순 현 시장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지방선거 개막 전에 일진일퇴의 기세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로 도전자 입장인 정 의원이 박 시장의 시정과 관련해 공격을 하면 박 시장이 나서 해명·반박하거나 역공을 취하는 모양새다.

정 의원 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에 고무된 듯 박 시장을 "일 한 게 없는 시장"이라며 몰아붙이고 있는 반면, 박 시장 측도 '무시 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반격을 통해 품격과 '수준'을 강조하는 등 차별화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14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 나가 "해 놓은 것이 없다"는 정 의원의 최근 비판에 대해 "품격 떨어지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박 시장은 "(정 의원이) 후보가 되면 도전자 입장이니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포지티브한 내용으로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이어 "대형 개발 사업에 소극적이고 취임 후 일 한 것이 없다"이라는 정 의원의 비판에도 정면으로 대응했다. 박 시장은 "국민들은 전시성 토건 공사 때문에 서울시와 나라가 기우뚱 했던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부도 나면서 지난 2년간 해결하느라고 너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제 토건사업 등은 끝날 때가 됐고, 이제 시민들의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며 "취임 당시 서울시 채무가 20조원에 달했는데 현재까지 3조원 이상 줄였다"며 "내가 일을 너무 많이 시켜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힘들어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 의원이 전날 제기한 "100여 곳에 달하는 유휴 부지 사업 중 2개만 허용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무리한 토건사업과 전시행정은 이제 끝낼 때가 됐다"며 "건설의 시대는 가고 건축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일축했다.

서울시 경전철 사업을 국토교통부가 퇴짜 놓았다는 논란에 대해선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국토부와 서울시가 현재 피드백을 주고받는 단계인데 퇴짜라니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또 정 의원 측의 최근 '도발'에 대해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세상 돌아가는 바를 다 알고 계신다. 일방적으로 말한다고 되는 것 아니다. 시민들만 믿고 쭉 가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 등이 지방선거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는 '무상 대중 교통' 이슈에 대해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경우 예컨대 지하철 요금, 전 세계적으로 낮은 편으로 버스와 다른 교통수단을 연계해 스마트 카드로 다 된다. 무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효율적"이라며 "조금 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 대중교통을 강화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이미 선동적으로 해 왔으며 전임시장 때부터 해왔던 것을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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