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국내 대형 금융회사의 결산 담당 부서에 회계 전문 인력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사업부별로는 공인회계사들이 배치돼 있지만 장부를 작성해야 할 경리팀에는 결산담당 전문인력이 없어 은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17일 "국내 18개 은행과 10대 대형 증권사·보험사의 회계 전문 인력(3년 이상 경력 공인회계사)이 회사당 평균 1~2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금융사별로 시중은행 3.3명이 가장 많은 수준이었고 특수은행 2.4명, 지방은행 1.3명, 증권사 2.5명, 보험사 1.3명 등이었다. 금감원이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회사별 회계 전문 인력 현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산 담당 회계 전문 인력이 전혀 없는 사례도 적발됐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화생명, LIG손해보험 등 보험사 4곳과 수협, 한국투자증권 등 은행과 증권사 각각 1곳이 여기에 속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수십조원인 대형 금융사에 결산 담당 회계 전문 인력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외부 감사인이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하면 회계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회계 오류를 발견하기 어렵고 회계 투명성도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은 "3년 이상 된 회계인력은 없지만 국내회계사 15명, 미국회계사 25명이 있다", 삼성화재는 "3년 이상 된 2명의 회계 전문 인력이 있지만, 소속한 부서가 다르다보니 금감원에서 (집계에)반영하지 못한거 같다"고 각각 해명했다.

금감원은 금융사가 외부 감사인과의 유착 관계를 차단해 공정한 회계 감사가 이뤄지기 위해 내부 통제 절차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또 금융사가 외부 감사인과 장기 감사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회계감사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없는지 감사위원회가 자체 점검해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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