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카드회사와 이동통신사에 이어 국내 생명·손해보험회사 수십곳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보험회사의 고객 정보가 대규모 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국내 생명·손해보험회사 30여곳에서 개인정보를 빼내 불법으로 유통한 정황을 포착, 보험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보험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에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는 물론 질병명, 장해부위, 장해비율, 수술명, 입원 여부와 같은 민감한 사생활 정보도 대거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는 각각 24개, 16개사이다
경찰은 유출된 정보가 1150만건에 달한 것으로 보고 어떤 보험사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와 개인정보 유출 규모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최근 해당 보험회사 직원들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담당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회사들로부터 유출된 정보가 자사 고객 정보가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면서 “유출 경위가 해킹에 의한 것인지 수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내부 공모를 통해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 개인정보 유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메리츠화재 직원이 고객 16만명의 장기보험 보유계약정보를 이메일과 USB 메모리를 통해 대리점 2곳에 제공하고 대가를 받아 해고되기도 했다.

한화손해보험도 2011년 3월 홈페이지 해킹으로 15만건의 개인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었다.

금융당국은 앞서 질병이나 사고 경력 등 중요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보험사의 고객 정보가 손쉽게 유통되는 점을 확인하고 보험업계에 과도한 고객 정보를 지난달 말까지 모두 없애라고 지시한 바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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