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포털사이트에서 회원정보 수만건을 해킹하고 회사를 협박해 돈을 뜯어 낸 유명해커가 재판에 넘겨졌다. 헤어진 연인의 개인정보나 근황을 조사해 달라는 의뢰로 건당 수십만원씩을 챙기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이정수)는 포털사이트 다음을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돌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해커 신모(40)씨를 추가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신씨는 이미 허모(43·구속)씨 등과 공모해 현대캐피탈 서버에서 175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빼내고 회사를 협박해 1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2007년 9월 필리핀에서 인터넷으로 다음 고객(CS)센터 서버에 침입해 이름·주민등록번호·아이디·비밀번호·주소·전화번호·신분증 사본 스캔파일 등이 포함된 회원 개인정보 4만건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빼낸 고객정보로 다음 측을 협박해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신씨는 "15만달러를 지급하지 않으면 해킹한 개인정보를 공개하겠다"며 500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또 헤어진 연인의 이메일 계정이나 비밀번호, 근황 등을 알아내 달라는 의뢰를 받고 개인정보 해킹을 하기도 했다. 게임머니를 잃은 상대에게 욕설 이메일을 보냈다가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해당 메일을 삭제해달라는 부탁을 한 의뢰인도 있었다.

신씨는 이들로부터 50만∼80만씩 총 240만원을 받고 개인정보를 빼내는 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세이클럽·다음 등 유명 사이트와 자동차학원, 성형외과 등의 회원정보 10만여건을 박모씨에게 100만원을 받고 넘기기도 했다.

검찰은 신씨와 함께 범행을 모의한 공범 등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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