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자동차가 이번 달 미국시장에 신형 제네시스를 내놓는다. 최근 신차 투입이 더뎌 현지 판매가 시원치 않았던 만큼 현대차로서는 기대가 큰 모델이다. 기존 모델에 비해서는 가격이 3000~4000달러 올랐다.

2일 현대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형 제네시스는 이달 말께 미국 현지 딜러망에 인도, 곧바로 판매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국내에 먼저 출시된 차로 현대차가 해외시장에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9년 미국시장에 출시된 구형 제네시스와 같이 3800㏄와 5000㏄ 모델이 출시된다.

제네시스의 미국 내 가격은 3만8000~5만1500달러(소비자가격(MSRP) 기준) 수준으로 현재 판매중인 기존 모델에 비해 2800~4100달러 정도 높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4륜구동 모델은 250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를 내놓으며 경쟁차로 꼽은 BMW 5시리즈나 벤츠의 E클래스와 비교하면 여전히 1만달러 가량 낮지만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나 현지 브랜드 링컨의 비슷한 차종과 비교하면 엇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가 이처럼 가격을 매긴 건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제값받기'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과거 미국 진출 초창기 낮은 가격에 과감한 마케팅으로 외형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게 현대차 측의 판단이다.

미국 신차판매 시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회복,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현대차 실적은 그리 좋지 않다. 지난달 현지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 줄어든 6만7005대. 제네시스는 1000대 정도 적은 2170대 팔리는 데 그쳤다. 올 들어 누적기준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어든 5236대로 집계됐다. 이번에 출시되는 제네시스에 이어 올 하반기 신형 쏘나타까지 추가되면 판매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밥 프래진스키 현대차 미국 판매담당 부사장은 "기존 제네시스가 '현대'라는 브랜드의 전환점으로 작용했듯 신형 제네시스로 고급차 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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