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27%, 일본·핀란드·호주·영국은 10%도 안넘어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기관 부채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한국조제재정연구원의 '공공기관 부채 추이, 국제비교 및 정책방향 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공공기관 부채는 493조원으로 GDP 대비 38.8%에 이른다. 일반정부에 포함돼 있는 공공기관 부채와 금융공기업 부채를 제외한 부채 규모는 343조5000억원이다. 이는 GDP 대비 27%로 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지만 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최준욱 한국조제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나라들의 수치가 세계은행(WB) 통계와 공기업 연차보고서 등으로 추정한 것으로 정확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OECD 주요국의 비금융공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중은 우리나라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캐나다(14.2%)와 뉴질랜드(13.7), 포르투갈(12.9%)이 10%를 웃돌고 있고 핀란드(9.1%), 호주(9%), 일본(8.1%) 등은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영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2%에 불과하다.

OECD 국가 중에서 비금융공기업의 부채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는 프랑스와 스웨덴 정도다. 스웨덴의 GDP 대비 부채비율이 25.3%로 우리보다 다소 낮고, 프랑스는 28.9%로 오히려 우리보다 높다.

그는 "국가별 차이의 원인을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민영화가 더 진행된 국가일수록 공기업 부채비율의 GDP 대비 비중이 낮았다"면서 "국가별 민영화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공기업 부채 규모와 어느 정도 연관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치가 가장 낮은 영국은 통신과 전력, 철도, 물공급 등까지 민영화 돼 있다. 반면 스웨덴과 프랑스는 에너지, 통신, 항공운항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공기업이 유지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영향이 공기업 부채에 큰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LH의 부채는 우리나라 중앙정부 비금융공기업 부채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수자원공사와 지방의 도시개발공사 등이 차지하는 부채비율도 크다.

그는 "부채가 과다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공기업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민영화를 통해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이것이 민영화를 추진해야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을 민영화하지 않고 공공부문에 유지시키더라도 시장 원칙에 충실하도록 운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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