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이동통신사들의 자회서 설립을 통한 알뜰폰 진출에 대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정면 반발하고 나섰다.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표하는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10일 성명을 통해 "이동통신사들의 자회사를 통한 알뜰폰 진출에 대하여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진출 철회는 물론 기존에 진출한 자회사도 자진 철수해야 하며,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규제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이통사들이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사업에 나설 경우 시장 지배력이 빠르게 전이돼 기존 사업자들이 위축될 것이며, 알뜰폰 시장까지 이통사 자회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시장 질서가 파괴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사업자들의 부실화 및 도산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경쟁활성화를 통한 통신비 인하라는 알뜰폰 도입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8개 알뜰폰 사업체의 총 누적가입자 수는 248만명이다. 1개 사업자 당 평균 가입자 수는 8만8500명으로, 가입자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자가 많은 구조다. 과거 유선통신 시장에서 20~30여개의 별정사업자들이 난립하는 바람에 사업성이 악화되고 줄도산했던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협회는 "현재 보조금 경쟁 등으로 장기사업정지 등 제재를 받고 있는 이통사들이 자회사 알뜰폰 사업체를 시장점유율 방어나 규제회피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알뜰폰 시장마저 기존 이통사들이 통제하게 된다면, 기존 사업자들은 가입자 이탈에 따른 투자 회수 리스크가 크게 상승해 투자심리도 위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통사들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전체 알뜰폰 업계의 존립기반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이를 강력히 반대하며, 이통사들은 알뜰폰 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진출 의사를 철회하고 기존에 진출한 자회사들도 자진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에 대해서도 "우회적 진입을 막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진입 금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