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강남3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년 만에 10%p 가까이 오르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다.

17일 대법원경매정보사이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3월 들어 경매장에 나와 낙찰된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 소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6.6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83.75%)에 비해 2.86%p, 지난해 같은 기간(77.07%)에 비해서는 9.54%p 높아진 것으로 이 지역 아파트 월간 낙찰가율이 86%를 넘어선 것은 2009년 12월(86.54%) 이후 5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강남3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1년 만에 10%p 가까이 올랐고 최근 4개월 연속 80%를 돌파했다.

특히 이 기간에 낙찰가율만 오른 것이 아니라 입찰경쟁 역시 치열해졌다.

3월 말 기준 강남3구 아파트 입찰경쟁률은 8.36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9년 7월의 8.98대 1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마지막으로 경쟁률 8대 1 수준을 기록했던 같은해 8월(8.15대 1) 이후 이 지역 아파트 월간 입찰경쟁률이 8대 1을 넘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처럼 이 지역 아파트 경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중소형 저가 물건으로 집중됐던 아파트 경매 입찰열기가 점차 중대형으로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와 무관치 않다. 또한 국제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가격이 내렸다가 다시 오르는 흐름을 직접 지켜본 수요자들의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강남3구는 이미 갖춰져 있는 거주 인프라와 교통여건, 입지 등이 탁월하고 거주·투자 선호도가 모두 높기 때문에 국제 금융위기 같은 대형 악재만 터지지 않는다면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은 사실상 미미하다.

이달 들어 집계된 강남3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도 지난 3월보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나 그 흐름을 이어갔다.

16일 기준 강남3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113.51%로 조사됐다. 청담동에 위치한 감정가 14억여원짜리 아파트가 37억5000만원에 낙찰돼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이 물건을 통계에서 배제하고 다시 계산한 낙찰가율도 지난 달에 비해 5%p 이상 높은 92.3%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올해 초 수도권 전체 시황을 돌이켜보면 중소형 아파트로 집중되던 입찰수요가 풍선효과를 타고 중대형 아파트로 넘어갔다”며 “강남3구 아파트는 가격대가 타 지역보다 높아 분위기를 늦게 탄 것일 뿐, 기본적인 흐름은 유사한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재건축 이슈는 최근의 낙찰가율 상승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낙찰된 강남 3구 아파트 55개 중 재건축이 진행 중인 물건은 강남구 도곡동 삼익아파트 1개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아파트 2개 등 3개에 불과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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