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에서 공개한 16일 오전 사고 당시 세월호의 항적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전남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8시49분 께 90도 이상 급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소방본부에 최초 신고가 접수되기 3분 전이다.

17일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사고 당시 항적도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8시48분37초 오른쪽으로 90도 이상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후 약 4분간 서남쪽으로 100m가량 이동한 세월호는 8시52분13초에 사고 지점으로 알려진 곳에 사실상 멈추다시피한다. 전남소방본부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시각이 이쯤이다. 세월호는 이 지점에서부터 조류를 타고 북쪽으로 표류한 것으로 보인다.

8시55분께 세월호 승무원이 제주해양관리단 해상교통관제센터에 "본선 위험합니다. 지금 배 넘어갑니다"라고 구조를 요청하는 교신을 보냈다.

해양수산부에서 공개한 16일 오전 사고 당시 세월호의 항적도. 북쪽에서 대각선으로 내려오던 세월호는 8시48분37초에 90도 이상 서남쪽으로 급선회한 후, 8시52분13초부터 북쪽으로 표류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가 이상징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 8시49분께 선박항해사가 방해물을 만나 방향을 틀거나 기체결함으로 선회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해경 또한 세월호가 갑자기 항로를 바꾸는 와중에 배의 무게중심이 크게 이동했고 이로 인해 자동차를 포함한 배 안의 선적화물이 묶였던 상태에서 풀려나면서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약 70분에 걸쳐 북쪽으로 1600m가량 표류하던 세월호는 오전 10시8분 께 멈춰섰다. 이후 11시20분 전복되며 침몰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AIS(선박자동식별장치) 항적자료를 1차 분석한 바, 오전 8시49분 께 선박에 이상 징후(급 우현 선회)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세월호가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침몰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고원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사고 조사가 완료된 이후에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해경에서 세월호가 해수부의 권장항로를 벗어났다고 밝힌 것과 관련 "권장항로라는 개념은 법령 및 실무적으로도 없는 개념"이라며 "당초 제출한 항로로 운항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선체가 암초에 부딪혔을 가능성에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해수부측은 "현재까지 파악된 선박 운항경로 상에는 뚜렷한 암초가 존재하지 않고 수심 분포가 30~50m로 나타내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암초 충돌이라고 확정 지을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아울러 "선체 결함여부는 여객선이 인양돼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월호는 2012년 10월 일본에서 수입된 이후 선박안전법에 따라 정기검사(2012년10월12일~2013년2월12일)와 정기검사(2014년2월10~19일)를 수검해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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