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가 인천시민 비하발언에 휘말렸다.

인천사회보건복지연대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유 후보가 이날 새얼문화재단 주최 대담토론회에서 ‘인천시민들이 주인의식과 정체성이 부족하고 패배주의에 빠져있다.
이 때문에 중앙에서는 인천을 적당히 무시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인천시민의 자존심을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 후보는 최근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시장, 구청장 등 단체장만이 아니라 시민들의 주인의식이나 대접받는 게 약해서 섭섭하고 안타깝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실언이 아니라 본인의 분명한 소신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이같은 발언은 중앙정부의 ‘인천홀대’가 정치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주인의식 결여가 근본원인이라며 책임을 인천시민에게 전가한 것”이라고 꼬집으며 “그동안 인천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오피니언 리더들은 여야와 종교, 보수·진보를 떠나 한마음으로 단결해 인천의 정체성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어느 후보가 시장선거에 출마하면서 유권자인 시민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겠느냐”며 “시장이 되면 인천시민에게 주인의식을 되찾아주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뜻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민단체는 유 후보가 김포를 지역구로 활동해온 것을 문제삼아 (인천시장 후보로서의 자격여부를)꼬투리잡고 있다”며 “유 후보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오전 새얼문화재단과 지역 언론사들의 공동 주최로 열린 ‘새얼아침대회 대담토론회’에서 “인천이 한국 근대화 시기의 시작이었는데, 지금은 서울의 위성도시나 관문인 것처럼 여겨져 마음이 아프다. (시민들이)패배주의에 빠져 있거나 주인의식이 있었는지 묻고 싶은 마음”이라며 “중앙에서는 인천을 적당히 무시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인천의 불행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불행”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또 “시장에 당선되면 인수위원회를 만들지 않고 예산확보 팀부터 구성하고, 시장 비서실장 역시 측근이 아닌 인천시 공무원 중에서 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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