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정부가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세월호 침몰사고 대처 과정에서 지휘체계가 일원화되지 못하는 등 재난 컨트롤타워의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양경찰청,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등 각 부처에 분산된 안전관련 조직과 기능을 통합해 각종 재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향후 국가 재난시스템은 국가안전처와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중심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안행부의 경우 사고수습 실패의 책임을 물어 안전기능뿐 아니라 핵심부문인 인사조직기능까지 신설조직인 행정혁신처로 이관한다.
　
육상 재난은 현장의 소방본부와 지방자치단체, 재난 소관부처가 대응한다. 해상 재난의 경우 서해ㆍ남해ㆍ동해ㆍ제주 4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해양안전본부를 설치해 현장의 구조, 구난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항공, 에너지, 화학, 통신 인프라 등의 재난에 대처하는 특수재난본부도 둔다. 해수부와 해경으로 이원화됐던 해양교통관제센터(VTS)는 국가안전처로 넘겨져 통합된다.
　
총리실 산하에 안전관련 통합조직인 국가안전처와 공무원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행정혁신처가 만들어지며 국무총리의 권한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전처가 기존 해양경찰청의 해양구조ㆍ구난과 해양경비업무를 이관하며 소방방재청은 물론 경찰 등까지 관할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행정혁신처를 통해 공무원 인사문제를 총괄하게 되면서 100만명 공무원들의 명줄도 쥐게 됐다. 정부는 국가안전처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안전관련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예방에 관한 특별교부세 배분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총리에게 실질적 권한이 거의 없는 현 대통령제에서 총리 산하 부처의 강력한 권한 행사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조직만 바뀐 채 인력 등이 그대로 운영된다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수습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신설 부처인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의 수장이 누가 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리더가 누가 되는지에 정부의 의지가 담기기 때문이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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