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긴급 신고전화122…업무 이원화로 인력배치 문제도 해결해야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해양경찰청이 해체와 함께 그 기능이 둘로 나눠지면서 해경 산하 조직과 업무들도 상당 수준 개편·조정될 전망이다. 무용론이 제기된 해양긴급전화 122부터 일선 해양경찰서의 인력배치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쌓여 있다.
　
정부가 해경 해체를 전격 발표하면서 이미 무용론이 제기돼 왔던 해양 긴급 신고 전화 122는 더욱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 해경은 지난 2007년 7월1일 해양 사고 발생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긴급신고 번호 122를 만들었으나 지금까지 일반 국민들에게 외면받아 왔다. 세월호 침몰 당시 최초로 신고한 고(故) 최덕하 군도 119를 먼저 눌렀다. 당시 사고를 접수한 전남소방본부 상황실은 곧바로 출동명령을 내리지 못해 해경과 피해자를 연결하면서 골든타임이 허비됐다.
　
해경이 구난·구조·경비와 수사·정보 업무로 이원화되면서 두 가지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는 전국 15개 해양경찰서의 업무 조정도 예상된다. 그러나 해양경찰서가 구난ㆍ구조를 맡게 될 국가안전처 소속으로 편입되면서 수사 인력이 빠지게 되면 해양 사건 관련 초동수사는 그만큼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한 단속은 국가안전처에서 맡고, 그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맡는 상황도 벌어지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 분할에 따른 해상 초동수사 부실 문제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전문성 강화를 위해 조직이 나뉘는 것인 만큼 최대한 수사 공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경찰교육원 등 해경 내 소속기관들도 대폭 축소되거나 관련 업무에 따라 뿔뿔이 흩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양경찰 업무지원·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해양경찰연구소는 경비를 위한 장비개발연구팀과 수사를 위한 과학수사연구팀이 따로 있다. 해양경찰 경비정의 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해영경찰정비창은 국가안전처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해경 출신들의 재취업 통로로 비판받았던 산하 단체 한국해양구조협회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협회는 대통령령인 수난구호법에 따라 설립된 단체이기 때문에 법이 바뀌면 민간단체로 바뀐다. 한국해양구조협회 관계자는 "법적 근거가 사라질 경우 협회에 어느 정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정부의 방안이 나오는 것에 따라 협회의 방향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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