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북한이 이미 10개 이상의 핵폭탄을 보유하거나 매년 1개씩 늘려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적 핵물리학자이자 북한 핵 전문가인 지크프리트 헤커 박사는 지난달 미국 비확산센터(CNS) 주최로 열린 '북핵 10년의 회고' 세미나에서 북한 핵보유 능력이 위험수위에 다다랐음을 경고한 것으로 22일(현지시간) 전해졌다.

헤커 박사는 올 1월 현재 북한은 플루토늄을 24~42㎏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4~8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100㎏을 보유하고 있다는 중국 전문가의 평가도 소개했다. 이는 북한이 10개 이상의 핵폭탄을 보유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헤커 박사는 이어 "북한은 매년 1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지만 동시에 북한의 핵을 완전히 '제로'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커 박사는 2004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 핵시설 등을 점검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에도 북한이 재가동을 시작한 영변 5㎿급 원자로에서 사용 후 핵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해 핵무기용 플루토늄 10~12㎏을 추출해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주장은 결국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이 핵 개발을 포기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실제로 제프리 루이스 CNS 소장은 이날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헤커 박사는 북한이 지난 10년간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는 점을 강조해왔다"면서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계속 외면하면 북한은 앞으로 핵무기 숫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며 궁극적으로 높은 폭발력을 가진 핵탄두를 개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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