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북한경제 재건을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 마련이 통일 한국의 성패를 가를 핵심요소"라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 서울아시아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북간 경제력 격차가 빠르게 축소되지 못한다면 이는 남북한 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그는 한반도 통일은 경제 체제가 다른 두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인 만큼 금융시스템이 북한 경제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정착하느냐가 통일한국 성패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원장은 특히 "통일 후 남북한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경제력 격차를 조속히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바로 금융의 역할"이라며 "통일한국의 금융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같은 비전과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통일금융 태스크포스(TF)'가 오늘 첫 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출범한다"며 "통일과정에서 금융의 역할을 정립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위원장은 북한경제의 재건을 위한 구체적 재원조달 방안으로 "조세수입 및 국채발행을 확대하고 지출항목을 구조조정하는 등 재정을 활용하는 방안과 기존의 남북협력기금 등 투자기금을 조성·활용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국제기구 가입을 통해 양허성 자금 등 국제금융기구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 높은 장기 수익률을 기대하는 민간자본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뒷바침하는 방안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정 부위원장은 북한의 시장경제에 적합한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북한은 조선중앙은행이 통화의 발행과 자금의 배분을 독점하고 있어 제대로 작용되는 장단기 금융시장이나 상업은행 등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경제 내 자금수급을 담당할 금융기관과 직접금융시장을 조기에 육성·안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조를 맞춰 예금보험제도, 지급결제제도, 주식상장제도 등 시장경제에 걸맞은 금융 인프라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의 기본 여건인 환율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부위원장은 "현재 북한의 환율제도는 공식환율과 시장환율이 괴리된 이중 환율구조"라며 "북한의 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도록 해야 하는지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남북 통합시 단일한 고정환율제를 유지해 남북의 화폐가 일정한 환율관계를 형성될 수 있도록 하면서 단기간 내 대외부채 정리, 물가불안 등의 문제를 해결하며 경제통합에 맞춰 환율제도를 단일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금융은 자금이 풍부한 곳에서 부족한 부분으로 흐르도록 매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은 경제 체제가 다른 두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인 만큼, 금융시스템이 북한 경제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정착하느냐가 통일한국 성패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