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민간소비 부진 여파가 컸다. 1분기 소비가 예상을 밑돈데다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까지 겹친 탓이다. KDI는 당분간 경기 대응을 위해 소폭의 재정적자를 용인하고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KDI는 27일 '2014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 GDP(국내총생산, 신계열 기준) 성장률이 3.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6개월 전 내놓은 올해 전망치와 숫자는 같지만 GDP 산정기준이 바뀌었음을 감안하면 소폭 낮춘 수치다. 당시 구계열 기준으로 내놓은 전망치(3.7%)를 새 국제기준으로 환산하면 3.9%로 추정된다. 0.2%포인트 가량 하향조정한 셈이다.

이는 정부(구기준 3.9%, 신기준 4.1%)와 한국은행(4.0%), 경제협력개발기구(4.0%)보다 낮은 수준이다.

2015년 GDP는 3.8%로 올해보다 조금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한국은행(4.2%), 경제협력개발기구(4.2%)보다 낮다.

KDI가 올해 전망치를 낮춘데는 1분기 민간소비 부진 여파가 컸다. 1분기 민간소비는 작년(2.0%)보다는 높은 2.6%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경제성장률을 하회하고 있다. 여기에 세월호 침몰사고까지 겹치며 2분기 수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올해 민간소비를 3.6%(구기준)까지 예상했던 KDI는 1분기 부진에 따라 이를 2.7%로 대폭 낮췄다. 다만 내년에는 3.2%로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총소득 증가,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세월호 참사여파를 제외하고서도 1분기 실적 자체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낮았다"며 "세월호 여파는 2분기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하반기에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본다.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대내외 경기가 개선되고 불확실성이 축소되며 2012~2013년 침체국면에서 서서히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올해 8.0%, 내년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는 구기준으로 작성된 추정치(8.4%)보다는 다소 낮다.

수출은 세계경제 회복으로 여건이 개선되며 올해 6.1%, 내년 7.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은 전년(1.6%) 대비 확대돼 올해 5.8%, 7.9% 성장이 예상된다.

경상수지는 전년과 유사한 규모의 780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에 KDI가 발표한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510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올초 발표한 한국은행의 수정 전망치(680억달러)보다도 많다.

김성태 박사는 "올 초 기준이 바뀌며 100억달러가량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다"며 "경상수지와 환율은 영향을 주고 받는데, 원화가치가 올해 연평균 6% 상승할 것으로 전제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추세를 예상했으나 1분기에 내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개선추세가 유지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KDI는 별도의 부양책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당분간 경기 대응을 위해 소폭의 재정적자를 용인하되 중기적으로는 점진적으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조언했다. 또 금리 동결 등 통화정책을 비롯해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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