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사업자 망 사용…가격 협상력 세져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알뜰폰 사용 요금이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알뜰폰 업체들에 대해 복수의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임대하는 것을 허용하면서다. 1개 통신 사업자의 통신망만 사용하던 알뜰폰 업계가 2개 사업자의 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알뜰폰 업계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업계에 따르면 일부 알뜰폰 업체들은 2개 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양 사의 망을 동시에 사용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이 상당 부분 진척된 업체의 경우에는 이달 중으로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 이동통신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알뜰폰 업체들은 지금까지 각각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중 1개 사업자 망을 임대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알뜰폰 업체들에 이통사들의 위치는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망을 빌려주는 사업자를 복수로 선택하게 되면 망 도매대가 협상 시 알뜰폰 업체 측에서도 협상력이 강화된다. 도매대가가 낮아져 요금 인하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미래부 통신정책국 관계자는 "굳이 2개 사업자를 사용하라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정부 차원에서 말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시킨다는 입장에서 요금이 인하되면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망 임대를 두고 알뜰폰 업체들과 이통사들의 계약은 사적계약의 영역이다. 두 회사 간 협상이 완료되면 통신망을 얼마에 어떤 식으로 빌릴 것인지, 소비자에게 어떤 요금을 제공할 것인지 등의 이용약관을 미래부에 신고하면 바로 시장에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즉, 계약이 완료돼 2개 사업자의 망을 사용하게 된 알뜰폰 업체는 자사 마케팅 전략에 따라 특정 고객을 A통신사 망에 가입시킬지 B통신사 망에 가입시킬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자금력이 되는 일부 알뜰폰 업체에만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2개 사업자 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나 마케팅비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관계자는 "사업자별 담당자도 따로 필요하고 고객센터 같은 경우는 혼선을 방지하려면 완전히 분리를 해서 운영해야 한다"면서 "특히 인건비의 경우에는 두 배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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