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서울지하철 3호선에 불을 질러 대형참사를 일으킬 뻔 한 70대 방화범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두봉)는 지하철에 불을 지른 혐의(현존전차방화치상)로 조모(71)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10시52분께 매봉역에서 도곡역으로 향하던 열차 안에서 미리 준비해간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객차에는 승객 370여명이 타고 있었다. 열차에 타고 있던 역무원 권순중(46)씨 등이 신속히 대처해 불은 진화됐고 다행히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조씨는 열차가 도곡역에 정차한 직후 달아났지만 30여분 후 인근 화상전문병원에서 긴급체포됐다.

검찰 조사 결과 조씨는 20여일 전부터 1ℓ짜리 시너 11통과 부탄가스 4개, 라이터와 토치 등을 구입해 둔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범행 전날에도 3호선 삼송역에서 수서역으로 향하는 전동차에 타 방화를 시도했지만 승객이 많아 미수에 그쳤다.

2000년부터 광주 동구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조씨는 비가 내리면 업소 내부로 오폐수가 들어온다며 광주광역시와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원하는 판결이 나오지 않자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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