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월드컵은 놓치고 대신 아들을 얻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마드리드)에게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아픈 기억이다. 16강전에서 스페인에 패한 뒤 호날두는 생중계 중 침을 뱉고 경기 후 인터뷰를 거부했다. 대회가 끝난 뒤 영국언론 '더 선'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워스트 11'로 선정했다. '더선'을 비롯한 언론은 비슷한 시기에 호날두가 대리모 계약으로 아들을 얻은 것을 비꼬았다. 당시 골든부츠(득점왕)를 노렸던 호날두는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네 경기에 출전해 한 골만 넣었다. 그 한 골도 북한에게 7대0으로 이길 때 넣은 추가골이라 의미가 적었다.

호날두는 17일(한국시간) 오전 1시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치 노바에서 독일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올 시즌 보여준 호날두의 활약은 기대감을 높인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서른한 골을 터뜨려 득점 선두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에서는 열일곱 골을 넣어 레알마드리드가 열 번째 우승(라데시마)을 달성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역대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기록도 다시 썼다. 지난해에는 축구 부문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로부터 5년만에 탈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예회복 상대로 독일은 부담스럽다. 독일은 최근 세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4강에 올랐던 '월드컵의 터줏대감'이다. 역대 맞대결에서도 독일이 9승5무3패로 포르투갈에 앞선다. 독일은 마누엘 노이어(28)를 비롯해 제롬 보아텡(26), 필리프 람(31), 마리오 괴체(22), 토마스 뮐러(25)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0) 등 바이에른 뮌헨 소속 선수가 주축이 된 조직력도 일품이다.

예상치 못한 부상변수도 만났다. 호날두는 지난달 25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이후 왼쪽 무릎 건염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부상으로 인해 평가전에서 뛰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호날두는 지난 11일 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65분을 뛰었다. 지난 14일 팀 훈련에도 정상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몸상태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호날두는 최근 독일선수를 상대로 활약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4월3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경기다. 호날두가 이끈 레알마드리드는 독일 선수가 주축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4-0으로 완승했다. 호날두는 두골을 넣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7일, 아레나 폰치 노바는 호날두의 낡은 기억과 새로운 기억이 맞선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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