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현재 부동산 규제는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고 있는 것과 같다."

대표적인 '규제 완화론자'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부동산 규제의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 수장인 최 후보자가 내정 직후 첫 일성으로 '부동산규제 완화'를 꼽으며 이런 소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개각에서 유임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도 규제완화 기조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부동산규제 '수술'을 통한 단기부양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3면

최 후보자는 청와대 개각 인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부동산이 불티나게 팔리고 프리미엄이 붙던 시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시장 마지막 '대못'으로 꼽히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시사했다. '감기로 얼어죽기 전에' 부동산 시장을 확 고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최 후보자는 LTV와 DTI 완화가 침체된 동산시장을 살리면서 투자와 내수를 활성화시킬 묘수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4월 국회에서도 "LTV, DTI와 같은 자금차입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최 후보자의 정책 지론이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활성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정된 수순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시절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나라기강을 세우자'라는 '줄푸세'의 개념을 잡은 것도 최 후보자다. 향후 대대적인 규제완화책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다만 문제는 금융당국과의 이견을 어떻게 조율해나가느냐다.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달하는 시점에서 무분별하게 주택관련 대출을 풀어줄 경우 가계발 금융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득이 있는 계층에는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방향을 대안으로 꼽고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