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지정제도 신설…사업보고서 제출법인 주식거래 가능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금융투자협회가 'K-OTC'(협회장외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상장주식을 거래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임의지정제도를 신설한다. 이에 따라 사업보고서 제출법인이면 주식 거래가 가능해 장외시장 활성화에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는 기존 비상장주식 거래시스템인 프리보드시장을 오는 8월 'K-OTC'으로 개편해 선보이고, 관련 운영규정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운용규정의 주요 골자는 협회가 비상장주식을 거래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임의지정제도를 신설해 비상장 중견기업 및 대기업 주식 거래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점이다.

기존 프리보드 시장은 비상장법인이 협회에 등록을 신청하면 협회가 등록요건 충족여부를 확인한 후 거래주식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우량 비상장법인의 경우 등록을 신청할 유인이 크지 않아 프리보드에서 주식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임의지정제도를 실시해 기업의 신청에 의한 등록 외에 협회가 모집하거나 매출실적이 있는 사업보고서 제출법인의 주식을 거래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진입요건을 강화해 부실기업의 진입을 제한했다. 제정안에 따르면 재무요건(자본전액잠식 상태가 아닐 것, 매출액 5억원 이상)을 신설하고, 감사의견을 '적정일 것'으로 강화했다. 기본적인 재무요건이 없고, 감사의견이 적정일 것을 요구하지 않아 부실기업 등의 진입을 제한하기 곤란했던 기존 프리보드 시장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자본전액잠식, 매출액 미달(2년 연속 5억원 미만), 감사의견 한정(2년 연속), 반기보고서 미제출(5년간 2회), 등록법인이 분산요건 미달인 경우 퇴출하는 요건을 신설했다.

이밖에 투자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부정거래행위 혐의 계좌에 대해 수탁거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부정거래행위 예방조치 제도를 도입했으며, 증권사가 투자자의 최초 주문 전에 비상장주식 투자위험성 등 투자자 유의사항을 고지토록 했다.

협회는 'K-OTC시장 운영규정'이 제정됨에 따라 이달 26일 증권회사를 대상으로 제도설명회를 개최하고, K-OTC시장을 다음달 1일에 개설해 시범운영을 한 뒤 증권사와 테스트 등을 마친 후 8월중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K-OTC시장(제1부) 거래종목 이외의 비상장주식의 원활한 거래를 위한 호가게시 플랫폼인 제2부 시장의 경우에는 증권사의 의견수렴을 거쳐 업무요건 정의, 호가게시 업무절차, 시스템 개발필요사항 등 구체적인 개설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정수 금융투자협회 K-OTC 설립준비반 반장은 "진입·퇴출 요건을 기존 프리보드보다 강화했다"며 "비상장주식이 편리하고 투명하게 거래되는 실질적인 장외시장으로 운영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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