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KT와 주요 계열사들에 걸려 있는 소송액 규모가 올해 6월 현재 2000억원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 초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연쇄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실적 회복에 갈길 바쁜 KT의 발목을 잡고 있다.

27일 KT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KT와 주요 자회사가 피소돼 계류 중인 소송 건수는 총 247건으로, 소송가액은 2017억7600만원이며 이와 관련해 계상한 충당부채는 397억원이다. 소송가액 규모는 KT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8460억원의 3.4%에 이른다.

특히 올해 3월 발생한 KT의 홈페이지 해킹 사건과 관련된 소송 규모는 이달 16일까지 확인된 것만 18억원에 이르며, 이미 일부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에서 KT에 850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방통위가 KT의 책임소재를 인정함에 따라 이후 민사소송이 줄을 이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012년에 발생한 개인정보 870만명 유출사건의 경우 전체 피해자의 0.34%인 2만9700명이 1인당 평균 5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전체 소송가액이 153억원에 이른 바 있다. KT는 이번 해킹사고의 경우 981만8000여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피해자들이 같은 비율로 집단소송에 참여할 경우 예상 소송 금액이 약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전체 소송건수와 가액의 상당부분은 지배회사인 KT의 몫이다. 전체 중 220건(약 1300억원 규모)이 걸려 있다. KT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T는 올해 1월 SK텔레콤과의 상호접속료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으며 법원으로부터 미지급한 통화료 346억36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또 아직 소송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홍콩 ABS가 무궁화3호 위성 매매계약과 관련해 KT샛에 제소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에 비해 훨씬 적은 액수가 걸려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까지 자회사를 포함해 80억원 규모의 소송이 계류 중이다. 이중 SK텔레콤 단독으로는 환송심이 진행 중인 컬러링서비스 저작권 사용료 청구 소송 규모가 5억7000만원이며 SK브로드밴드 22억7700만원, SK커뮤니케이션즈 37억9600만원 등이 포함돼 있다. SK텔레콤 측은 “3월 발생한 통신장애에 대해서는 일부 고객의 추가적인 보상요구가 있을 수 있으나, 보상 여부와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 총 95건, 약 73억8200만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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