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각국 중앙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종료에 대비해 장기 국채 투자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앙은행 전문 간행물인 '센트럴 뱅킹 퍼블리케이션스'와 HSBC은행은 지난달 중앙은행 자산관리 매니저들을 상대로 공동 여론조사에 나섰다.

FT가 인용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FRB 등의 통화긴축에 대비해 이미 주식 같은 '위험자산'을 늘리기 시작했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은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대상은 세계 중앙은행 보유 자산의 절반 가량인 6조7000억달러(약 6844조원)를 주무르는 69개 중앙은행의 자산 관리 매니저다. 응답자 다수는 FRB 등이 긴축에 나설 경우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는 손실이 우려되는 채권의 보유 만기를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장기채 축소의 핵심은 미 국채다. 중앙은행들은 유례 없는 통화완화 정책 아래 선진국 국채에 대거 투자했다. 이들이 보유한 11조7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중 상당수가 미 재무부 채권이다. 이번 조사에서 매니저들은 보유 외환 다변화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말 현재 세계 중앙은행 투자의 62% 이상이 달러 자산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유로 자산 투자는 25%도 안 된다. 반면 호주달러ㆍ캐나다달러ㆍ위안 투자는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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