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운전을 하다가 기름이 떨어졌을 경우 "여기서 가장 가까운 주유소로 안내해줘"라고 말하자 내비게이션이 자동으로 목적지를 설정한다. 실시간 교통 정보를 파악해 가장 가까운 주유소에 빨리 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준다. 또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음성으로 애인에게 문자를 보낸다.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같은 일이 곧 가능해진다. 구글이 음성비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구글 나우'를 이용한 스마트카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보였다.

25일(현지시간) 구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자동차에 특화된 안드로이드 오토를 발표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안드로이드 기기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네비게이션 등 편의 기능을 자동차 안에 탑재된 대시보드의 터치스크린이나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의 가장 큰 장점은 운전 중에 음성만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 감상, 내비게이션, 이메일, 전화 등이 가능하다. 특히 구글 맵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네비게이션 기능은 운전자의 스케줄에 맞게 목적지 까지 갈 수 있도록 실시간 교통 상황을 파악해 지름길을 안내해준다.

음악 감상 기능도 탑재됐다. 구글 플레이 뮤직뿐 아니라 판도라, 스포티파이 등 유명 음악 감상 앱을 비롯해 조이라이드, 포켓캐스트 등 라이도 애플리케이션도 음성인식과 운전대·화면상의 단추를 터치하는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음성합성(TTS) 시스템을 사용한 이메일 기능도 적용됐다. 이는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구글나우 지원 명령과 유사하다. 연락처를 검색해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 수도 있다는 게 구글측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점은 자동차 운전에 방해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등 안전 운행에 지장을 주는 애플리케이션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적용할 수 없다.

이같은 기능들을 적용하기 위해 구글은 GM, 혼다 등과 함께 지난 1월 '오픈 자동차 연맹(OAA)'을 발족했다. 여기에 도요타, 닛산, 후지중공업, 미쓰비시 등 자동차업체와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파이오니아, 파나소닉 등이 추가로 가세해 회원사는 40개 이상으로 늘었다.

한편 구글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공개하면서 애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 플레이'와 경쟁을 벌이게 됐다. 다만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 플레이를 동시에 지원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많은 만큼 한동안 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시장에서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