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기존 제조업에 정보통신(IT) 등 다른 산업을 융합시키는 개념의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6일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 혁신 3.0 전략에 상공인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독일의 제조공정과 사물인터넷을 결합한 '인더스트리 4.0'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이 제조업 혁신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우리 제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경공업 중심의 수입대체형 전략을 제조업 1.0이라고 하고 조립, 장치산업 위주의 추격형 전략이 제조업 2.0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융합형 신제조업을 향한 제조업 혁신 3.0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제조업 혁신 3.0의 핵심으로 네 가지 조건을 꼽았다. 우선 제조업 혁신 3.0은 제조업과 IT의 융합을 통한 스마트 산업혁명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초의 산업혁명은 영국이, 정보화혁명은 미국이 선도했지만 스마트 산업혁명은 우리가 충분히 주도할 수 있다"며 "우선 중소·중견기업의 제조공장을 IT 융합형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시켜 제조 현장의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를 극복하고, 사물 인터넷 등 관련 산업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요건으로 제조지원 서비스업과 소재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혁신을 위해서는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지원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애플의 아이폰은 중국에서 조립되지만 많은 부가가치가 미국으로 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혁신 3.0의 마지막 성공 조건으로 박 대통령은 인력과 입지, R&D 등 제조업 혁신 기반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와 같이 산업계가 주도하는 직업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민관이 협력해서 공과대학을 융합형 인재의 산실로 만들어야 한다"는 진단과 산업단지를 복합단지로 발전시키는 문제, 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집적된 산학 융합지구 조성 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제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인 여러분께서 더 적극적인 해외진출 노력을 통해 우리 제조업의 지평을 넓혀주시기 바란다. 저는 정상외교를 통해 여러분들의 노력을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찰스 다윈은 진화에 성공한 종은 강한 종이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한 종이라고 했다"며 "우리 제조업도 창조경제를 통해 융합형 신제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 정부는 제조업이 지속적인 진화와 발전을 통해 우리 경제의 혁신과 도약을 주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과 기획재정부ㆍ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중소기업청장이 배석했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도 참석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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