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도시 전체가 재건축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이주 수요나 공사 일정 등을 감안하면 10년 내내 재건축이 진행될 것이다. 곳곳의 저층 아파트가 고층으로 바뀌고 투자자들이 몰려오면 주거 환경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창원시 성산구 일대 A공인 대표)

구 창원으로 불리는 의창구와 성산구 내 5층 이하 아파트 단지 31곳은 일제히 재건축 추진에 나섰다. /

경남 창원시에서 '도시개조' 수준의 재건축이 추진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1977년 계획도시로 지정된 후 1980년부터 들어선 아파트들이 일제히 정비 시점을 맞은 것이다. 대부분 옛 창원으로 불리는 의창구와 성산구에 몰려있다. 2010년 마산과 진해가 합쳐져 통합 창원시로 출범했지만 옛 창원시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인 탓에 주민들의 생활 통합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성산구 일대 A공인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주말 찾은 구 창원시내 저층 아파트 단지 곳곳에는 재건축 사업일정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올초 창원시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합 창원 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정비구역 총 351만여㎡ 가운데 45%에 달하는 157만여㎡가 구 창원에 집중돼 있다. 리모델링 인지도가 낮아 재건축 방식이 대부분이다. 특히 5층 이하 저층, 노후주택 비중이 높은 성산구에서만 가음5~7 구역 등 20개 사업장에서 재건축이 추진되는 중이다. 오는 9월 준공되는 상남2구역(한화건설) 812가구는 구 창원 첫 재건축 물량이다.

재건축 초기단계다보니 향후 쏟아질 도심 내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5월 말 기준 성산구와 의창구의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가 30가구에 불과할 정도다.

오는 7월 분양 예정인 가음5구역(포스코건설)이 대표적이다. 1458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인데다 최고 29층의 초고층 단지여서 일대 중개업소에서 문의가 쇄도하는 중이다. 특히 일반분양 물량이 318가구에 불과해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거래는 꾸준하다. 향후 새 아파트를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예비 수요자들로 49㎡가 2억5200만원에 나온 상태다. 분담금 약 2억원이면 재건축 후 84㎡를 받을 수 있다. 일대 중개업소들이 내다보고 있는 84㎡ 예상 분양가 4억 초반대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인근 B공인 대표는 "구 창원 아파트 거래의 70% 이상이 내부 거래지만 최근 재건축을 앞두고 부산 등 외지에서도 투자 문의가 오고 있다"며 "새 물량이 없어 구 창원에 들어오지 못한 산업단지 출퇴근 근로자들도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런 영향으로 구 창원 아파트값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기준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현재 재건축 사업지가 몰린 성산구 가음동은 3.3㎡당 평균 1062만원, 가음동 이주 수요를 받아주고 있는 의창구 용호동과 신월동은 각각 1323만원, 1290만원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준공 26년이 넘어선 은아아파트도 평균 1109만원에 거래된다. 새 아파트가 몰린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평균 시세인 927만원을 넘어선 가격대다.

일대 중개업소들은 향후 재건축 물량 증가로 이주수요와 외지 투자자들이 본격 가세하면서 추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비슷한 사업일정을 밟고 있는 재건축 단지만 7곳, 6460가구에 육박한 상태다. 이중 가음6구역(대우건설) 975가구, 가음7구역(한화건설) 749가구, 월영주공(SK건설) 936가구, 용호4구역(포스코건설) 816가구, 용호5구역(현대산업개발) 1036가구 등은 모두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거나 철거가 예정됐다. 다만 이주대상 원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찮아 사업추진 일정에는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강성범 라이언파트너스 대표는 "현재 (구)창원은 새 아파트를 지을 택지도 부족해 새 아파트 공급은 재건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이렇다보니 정비를 추진 중인 대다수 조합에서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까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시공사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는 7월 분양을 앞두고 있는 조합원분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창원 성산구 가음5구역 일대 /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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