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파행 중인 가운데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일 오후 해양경찰청장과 긴급 회동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김 원내수석부대표실에 들어가 성토하면서 둘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사전 교감 의혹을 제기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2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날 오후 5시30분께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해경청장을 불렀고 해경청장이 원내수석부대표실에 갔다"며 "유족들은 이 정황을 가리켜 '판사가 범인을 만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어떤 형태로든 간에 교감과 연락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며 "청와대가 국정을 운영하면서 집권여당과 이러저러한 교감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추측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창구가 몇몇 실세 의원들이라고 추측하는 것도 당연할 수 있다"며 "그 중 한분이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아닐까 하는 짐작도 해본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어 "이렇게 (새누리당이) 국조를 파행시키고 김광진 의원은 정작 현장에서 본인이 잘못 말한 것이라고 시인하고 사과를 했고, 새누리당 국조 특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그 사과를 받아 들였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후 들어 지금까지 (국조 특위 회의가) 파행이 된 것은 어쩌면 파행을 시켜놓고 작전회의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오늘 국조 특위와 전혀 관계가 없는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해경청장을 불러낸 사태는 분명히 무언가의 목적과 기획 하에 무언가를 시도하려다가 유가족에게 들켜서 불발된 사태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현재의 세월호 국조 특위의 파행은 어쩌면 의도된 대로 결과가 맺어지는 것 아니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강력한 주장과 항의가 호소력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점에 대해 김 원내수석부대표와 새누리당은 도대체 해경청장을 조용히 불러내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무슨 회의를 하려고 했는지 그 비밀회의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세월호 국조 특위는 야당의 김광진 의원이 해경과 청와대 안보실 간의 통화 내용에 대해 질의하던 중 본인이 판단하고 해석한 부분에 대해 마치 통화 내용에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서 새누리당의 문제제기로 파행됐다. 새누리당은 김 의원이 국조 특위에서 자진 사퇴할 것을 요구하면서 오후 내내 회의에 불참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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